어제 주일은 마리아 여전도회가 주방봉사하는 날이였다. 부활절이여서 여느 때보다 더 많이 성도님들이 출석하셨는지, 밥이 모자랐다, (아님, 밥맛이 더 좋아져서 일어난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밥을 새로 했는데도 딱 두사람것이 모자랐다. 그, 딱 두사람... 두분다 최씨성을 가지신 분들... 그 중의 한 분이, 너무 배가 고프셨는지 서둘러 국수를 삶아 달라고 하신다. 새벽부터 나오셔서 교회의 여러가지 잡다한 일과 손가는 일들을 하셔서 매우 시장하실텐데, 그분은 항상 제일 나중에 식사를 하신다. 그것도 시간이 없으시면 주방에서 선 채로 후다닥 드신다. 그런 모습이 어제는 유난히 안쓰러웠다. 새로 한 밥도 차례가 가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이 오지랍 넓은 내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집사님, 제가 아주 맛있게 김치비빔국수를 해드릴께요 기다리셔요~" 우선 묵은 김장김치를 팍팍 다진후 여러가지 양념을 넣으려니, 주방안에 놓인 양념들의 위치를 전혀모르겠다. 그동안 설겆이만 했으니까. "최집사님, 설탕, 어딨어요?" "응 저기" 가리키는곳을 보니 누런 설탕이 투명용기에 담겨 있는게 보인다. 흠, 역시 건강을 생각하셔서 백설탕을 안쓰시는군. 플라스틱 국자로 듬뿍- 두 국자를 넣었다. 그리고 후추가루 넣고, 깨소금 넣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쫙~ 보기만해도 침이 입안 가득이다. 분명, 새콤달콤한 맛일게다. 국수사리위에 양념한 김치다데기를 얹어서 드렸더니 최집사님이 고맙다고 하시며 주방 끝자락에서 서서 드신다. 이 뿌듯함~ 그런데 집사님의 표정이 조금 이상하신것 같다. 왜 그러시지? 남은 양념이 있길래 맛을 봤다. 욱- "뭐야? 이 느끼함은?" 순간 난 내가 설탕이 담겨있을거라고 생각한 통을 바라봤다. 저건 설탕이 아닌지도 몰라... 이불길함. " 지..집사님! 저기에 담긴거 혹시? 다시다(인공감미료) 아닌가요?" 그말을 하는 순간 주방에 있던 여러집사님들, 한마디씩한다. "뭐야? 설탕 찾더니 저걸 넣은거야?"(이경희집사님) "푸하하- 최집사님, 평생드실 다시다 오늘 다 드셨네"(이상숙 집사님) "그 통밑에 흰 설탕이 담겨있네. 뭔줄 알았어?" (김은희 집사님) "류집사! 안경 쓰고도 잘안보여?"(임경숙집사님) 그외 여러 집사님들 분명 한마디씩했는데...당황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묵묵히 최집사님은 그 ' 고향의맛'(그 제품을 이리 표현한다. 광고에서는)덩어리를 다드셨다. 너무너무 죄송...
난 집사님이 참 매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하나님도 내가 그 분에게 느끼는 매력에 빠지셨는지 모르겠다. 큰 목소리. 은근 짖궂음. 잔소리(?)뒤에 숨겨진 따스함. 그리고 많은 시집살이(?)속에서 생긴 뚝심. 하나님과 교회를 향한 열정. 예전에 연택이가 5살때, 집에 와서 최집사님을 보고 어떻게 부를지 몰라서 나에게, "있쟎아, 엄마 오늘 교회에서 청소하시는 목사님 있지? 그 목사님이-" 청소하시는 목사님? 듣는 순간 누구를 지칭하는건지 알 수 있었다. 어린 연택이는, 늘 교회에 계시니까, 최집사님이 목사님이라고 여겼던것이다. 난 그말이 옳다고 지금도 믿는다. 다시다 먹여 놓고 미안해서 아부한다고 그러는줄 알겠지만. . . . 참, 또 다른 한 분, 밥 못드신 집사님이신 최규택집사님!!! 다음주에는 꼭 드실 수 있게 도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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