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나는 산모를 구하기 위해 온갖 애를 썼지만 결국 산모는 미숙아와 어린 딸을 남긴 채 숨을 거두었다. 우리는 막 태어난 아기의 숨을 계속 붙어 있게 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밤이 되면 적도 지방도 꽤 쌀쌀했다. 한 조산원이 불을 지피고 핫팩에 뜨거운 물을 채우려고 나갔다. 그런데 이내 고민하며 돌아오더니 물을 넣다가 그만 핫팩이 터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게 마지막 남은 핫팩이었는데..." 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 날 나는 고아원생들과 기도하는 시간에 어젯밤에 태어난 아기와 그 누이에 대해 말했다. 핫팩이 터진 사실과 아기가 추우면 쉽게 죽을 수도 있음도 말했다. 그 기도시간에 열 살 루스가 솔직하고 간단한 기도를 했다. "하나님, 핫팩을 보내 주세요. 내일이면 소용 없답니다. 아기가 죽을 테니까요. 그러니 제발 오늘 오후에 핫팩을 보내 주세요."
내가 마음 속으로 이 담대한 기도를 붙들려고 노력하는 동안 소녀는 이렇게 덧 붙였다. "그리고 핫팩을 보내 주실 때 아기의 누나가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인형도 하나 보내 주시겠어요?" 나는 그 대목에서 얼어 붙고 말았다. 내가 '아멘' 이라고 정직하게 말할 수 있을 지... 엄연히 한계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날 오후 집 앞에 큰 소포가 놓여 있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고아원 생들과 함께 소포를 풀었다. 그리고 손을 상자에 집어 넣었다. 눈물이 났다. 그것은 바로 고무 핫팩이었던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 그것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고 믿지도 않았었다.
루스는 소리쳤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인형도 보내 주셨을 거예요!" 상자를 맨 밑까지 뒤진 아이는 예쁜 인형을 꺼냈다. 아이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그 아이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아기의 누나는 예수님이 자기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루스는 말했다.
그 소포가 도착하기까지는 총 다섯 달이 걸렸다. 내가 전에 맡았던 주일학교 반 학생이 적도이지만 핫팩을 보내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여 싼 소포였다. '그날 오후'에 열 살짜리 아이가 드린 믿음의 기도에 응답하기 위해 그곳 여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인형 하나를 상자에 집어 넣었다. 그것도 무려 다섯 달 전에 말이다.
- 더치 쉬츠 (기도의 권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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