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헬스를 시작한 후론 산에 오기가 쉽지 않다. 이 것, 저 것 운동 될 만한 것들을 권해 봐도 영 끈기 없는 날 보다 못해 반 강제로 헬스에 등록 시켰다. 돈을 내 놔야 돈이 아까워서 라도 운동 할 거라면서. 도무지 재미라곤 없을 것 같던 헬스였는데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어깨통증도 사라지고 허리에 힘도 생기는 것 같다. 오늘은 모처럼 토요 산행을 즐겨 보기로 했다. 부침개도 부치고 수박도 썰어 담고 커피도 챙기고..
오월의 신록만큼 신선하고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을까 엊그제 내린 비로 계곡은 말끔히 세수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쉼터도 폭포수 처럼 떨어지는 물로 그 안에 쌓였던 낙엽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맑은 얼굴을 드러 내었다. 청명한 날씨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살찌는 바람, 계곡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니 '참 산은 넉넉하기도 하지' 이 많은 사람들을 싫다 하지 아니하고 다 받아주는 품이 마치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넉넉하신 마음 같아 흐믓하기만 하다. 오늘은 노래하는 쉼터에서 오른쪽 약수터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 곳은 조용하고 한적하여 또 다른 맛이 있다.
수락산은 참으로 즐거움이 있는 산이다. 곳곳에 갈림길이 있지만 다 제 나름의 멋과 아름다움이 있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에 앉아 수박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부침개도 먹고 하나님 주신 자연을 마음껏 누린다.
어느 곳이나 가파른 깔딱 고개는 있는 모양이다. 이 쪽 길도 예외는 아니어서 돌 계단이 만만찮다. 그래도 헬스 스트레칭 덕에 다리 아픈줄은 모르겠다. 남편말이 산 타는 실력이 많이 좋아졌단다.^^ 내려 오는 길은 그제사 올라오는 사람들로 또 다시 북적인다. 산책로 같은 오솔길을 걸어 나오니 맛있는 음식점들이 유혹하고 구수한 보리밥으로 맛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바람이 즐거움을 더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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