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종교의 자유가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어 공산당 종교국의 관리감독하에 운영되는 이른바 '삼자교회'가 공식적인 교회입니다. 그래서 공산당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 한국인을 위한 교회는 그들의 눈에 가시처럼 취급당하며 언제라도 문을 닫으라면 닫아야 합니다. 1년전 제가 일년 동안 머물러 있던 중국 청도시에는 한국인들을 위해 세워진 교회가 15곳 정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어느 정도 묵인된 교회는 <청도 한인교회>인데 각교단이 연합하여 세웠으며 성도가 1천명이 넘습니다. 나머지는 각 교단에서 파견한 선교사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임의로 세운 교회들입니다. 그래서 늘 폐쇄 명령이 떨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성도들의 기도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을 기념하여 공간이 넓은 청도한인교회에서 청도시에 있는 모든 교회의 성도들이 교회별 성가 합창대회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청도소망교회의 합창대원들도 두어 달 동안 주일마다 열심히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는 날 모이기로 약속한 시각에 교회에 나가니 대회가 취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 교회의 성도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군데 모인다는 정보를 입수한 중국 공산당에서 갑자기 하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만약 대회를 연다면 모든 교회를 폐쇄하겠다니 취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남의 나라에 살자니 어쩔 수 없다고 허탈한 맘을 감추며 집으로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맘 놓고 예배를 드릴 수 없고, 찬송조차 맘대로 못하는 나라에 살지 않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주일 아침 성가 연습을 하다보면 청도에서 합창대회가 취소되어 되돌아오던 그 아픈 기억이 떠오릅니다. 찬송을 맘 놓고 부르는 것도 축복인데 이 축복을 놓치지 말아야지 하며 더딘 발길을 서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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